[J네트워크] 82세 대통령 도전과 기밀문서 유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다. 부통령 재직 시절 기밀문서가 퇴임 후 사용한 개인사무실과 사저에서 발견돼서다. 기밀문서를 소홀히 다룬 건 잘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적 피해가 없고, 단순 실수라면 법적 처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파급력이 큰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기밀문서를 다량 반출한 사건을 바이든 측이 맹비난하며 이슈화했기 때문이다. ‘내로남불’이 비판의 요체다. 백악관은 트럼프와 바이든의 기밀문서 유출은 사과와 오렌지처럼 본질에서 다른 문제라고 주장한다. 트럼프는 알고 했고 반환을 거부했으나, 바이든은 유출 사실을 몰랐고 자발적으로 반납했다는 게 핵심이다. 바이든에게도 취약점은 있다. 바이든 측이 문서를 발견한 건 지난해 11월 2일, CBS 뉴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건 1월 9일이다. 68일간이나 숨겼다. 법무부를 설득하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투명한 국정 운영을 전면에 내건 바이든에겐 타격이 될 법하다. 이후 점입가경이다. 두 번째 기밀문서 발견도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세 번째, 네 번째 기밀문서가 발견됐다. 연방수사국(FBI)이 13시간에 걸쳐 사저를 수색했다. 바이든은 문서가 자신의 ‘애마’인 코르벳 스포츠카와 함께 잠가둔 차고에 있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실언했다. 누가, 왜 언론에 흘렸을까로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의 2024년 대선 출마에 반대하는 민주당 내 세력이 흘렸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점과 재선 반대 여론이 근거다. 바이든은 다음 달 7일 의회 연두교서를 마친 뒤 재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었다. 그 직전 기밀문서 유출 사건이 터진 것이다. 지난달 CNBC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원의 57%가 바이든 재선 도전에 반대했다. 반대한 민주당원의 61%는 고령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역사상 최고령인 82세에 취임하는 대통령이 된다. 최근 만난 워싱턴 정치권 인사는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의지를 보이면 출마를 말릴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했다. 부정적 여론이 거의 유일한 길이라는 점에서 재선 반대 세력과 기밀문서 유출을 연결하는 시각이 있다. 대통령이 재선 도전 뜻을 꺾은 가장 최근 사례는 1968년 린든 존슨이다. 대통령(지미 카터)이 당내 경선에서 도전자(테드 케네디 상원의원)를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다 패배한 1980년 대선 민주당 사례도 있다. 현직 대통령 재선 불출마 기록이 56년 만에 다시 나올지, 대통령의 당내 경선이 44년만에 재연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박현영 / 워싱턴 특파원J네트워크 기밀문서 대통령 기밀문서 유출 기밀문서 발견도 대통령 도전